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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 25-11-29 16:14 조회 66회본문
고려신학대학원 52회 졸업생 모임을 ‘오이동기회’라고 부릅니다. 내년 2월에 졸업하는 신학생들이 80회니까 세월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20대 후반 30대 초중반에 졸업했는데, 이제 50대와 6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몇 년까지만 해도 느끼질 못했는데, 어느덧 동기 모임 때 손자, 손주를 자랑하는 동기도 있고, 요즘도 계속해서 단톡방에 아들, 딸 결혼 소식이 올라옵니다. 저는 정상적으로 신대원에 진학했는데 동기들 절반 이상이 저보다 나이가 서너 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몇 년 뒤에 은퇴한다고 이야기하는 동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임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30년 전으로 돌아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너무 편안하게 교제를 나누기 때문입니다. 이번 동기회는 여수에서 모였습니다. 30가정이 참석했는데 4가정씩 한 조로 편성하여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조는 신대원을 다니던 시절부터 잘 아는 동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6시간의 자유시간이라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산책과 저녁 식사 그리고 이어진 티타임, 6시간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저녁 9시에 전체 모임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두 가정과 함께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나 온 사역의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겪은 어려움은 어려움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하나님께서 연단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역자라는 것이 이렇게 위로되는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9시에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12시가 넘어서 헤어졌습니다.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 날 하기로 하고 말입니다.
다음날에도 어제저녁에 교제했던 가정들과 ‘예술의 섬 장도’를 방문하여 못다 한 교제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물때가 맞지 않아 들어갈 수가 없어서 점심을 먹고 다시 갔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져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서 비를 피했습니다. 15분쯤 지나니까 거짓말처럼 눈 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맑은 날씨로 바뀌었습니다. 해안 길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여수를 방문하실 기회가 있으시면 ‘장도 예술의 섬’을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기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달콤새큼한 망고스틴을 배불리 먹은 것 같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울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대뜸 ‘목사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기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목사는 괴로우나 즐거우나 사명감으로 교회를 지키는 존재이지!’
매 주일 설교를 할 수 있는 교회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사랑하고 섬길 수 있는 성도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전도할 수 있는 동역자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것을 느끼며, 오늘 새벽도 기도의 자리에서 헤리티지 교회를 가슴에 품습니다.
노민석목사(헤리티지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