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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 26-07-04 13:17 조회 28회본문
새벽 공기가 아직 서늘한 시간, 상안 테니스장에서 라켓을 들고 서 있으면 하루가 조용히 시작됩니다. 공이 라켓에 닿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것은 자연의 또 다른 음악, 바로 새들의 울음소리입니다. 그 가운데 요즘 유난히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뻐꾸기의 울음소리입니다. “뻐꾹, 뻐꾹”
이 익숙한 소리는 어린 시절 동요를 떠올리게 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던 소리입니다. 뻐꾸기는 여름을 알리는 철새입니다.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갈 때 들리던 그 소리는 지금도 변함없이 우리의 귀를 찾아옵니다. 자연은 늘 조용히 하나님의 때를 증거합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계절은 바뀌고, 씨앗은 자라고, 열매는 맺힙니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을 지나왔습니다.
맥추감사절은 바로 이 시점에서 드리는 감사입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맡기며 드리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우리의 삶과 교회 위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손길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때로는 어려움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마다 하나님은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셨습니다. 엘리야 선지자에게 까마귀를 통해 떡과 물을 공급하셨던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역사하셨습니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시고,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헤리티지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돌보심 역시 그러했습니다. 우리가 계획하지 못했던 도움의 손길들이 이어졌고,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은혜가 계속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능력이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뻐꾸기 울음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계절이 바뀌듯, 하나님의 때도 정확히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이에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십니다. 맥추감사절은 단순히 한 절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여기까지 인도하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신앙의 자리입니다.
혹시 아직 열매를 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시며, 때가 되면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드리는 감사입니다. 오늘도 뻐꾸기 소리는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도 계속되고 있다.” 이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마음도 감사로 응답하기를 원합니다. 지난 시간을 감사하고, 현재를 감사하며,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며 감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맥추감사절을 맞아, 우리의 삶과 교회가 감사로 더욱 풍성해지기를 축복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노민석목사(헤리티지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