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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 26-06-20 14:27 조회 13회본문
어릴 적 살았던 고향 마을에는 대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대나무를 바라보며 늘 신기하게 여겼던 점이 있습니다. 줄기는 가늘고, 속은 비어 있음에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 비밀은 바로 ‘마디’에 있습니다. 대나무의 마디는 비어 있는 줄기를 단단히 지탱해 주고, 강한 바람에도 꺾이지 않도록 버텨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놀라운 내진, 내풍 구조입니다. 이러한 대나무의 구조는 오늘날 건축에도 적용되어 고층 빌딩을 지탱하는 원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구조가 전체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겉모습이나 외적인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마디’입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학년이라는 마디를 하나씩 쌓아가며 성장합니다. 그리고 군대, 취업, 결혼등의 인생의 마디를 통과하며 완성되어 갑니다. 공자 역시 논어에서 인생의 단계를 여섯 가지 마디로 설명했습니다. 뜻을 세우는 ‘지학(15세)’으로 시작하여, 스스로 서는 ‘이립(30세)’, 흔들리지 않는 ‘불혹(40세)’, 하늘의 뜻을 깨닫는 ‘지천명(50세)’, 모든 말을 받아들이는 ‘이순(60세)’, 그리고 마음이 가는 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 ‘종심(70세)’의 단계로 마무리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신앙은 어떠합니까? 신앙생활 역시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성숙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연수만 늘어난다고 믿음이 깊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영적인 마디’를 갖추는 것입니다. 기도의 마디가 있어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말씀의 마디가 있어야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순종의 마디가 있어야 삶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 속에 여러 과정을 허락하십니다. 때로는 고난과 연단의 시간을 통과하게 하십니다. 그 시간들은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단단한 ‘영적 마디’를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겉으로는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이 세우신 마디가 있는 인생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되 꺾이지 않듯, 영적인 마디를 갖춘 신앙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섭니다. 여러분은 어떤 영적인 마디를 가지고 있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기도의 마디, 말씀의 마디, 순종의 마디를 세워가며, 흔들림 없는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노민석목사(헤리티지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