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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 26-03-26 11:39 조회 34회본문
얼마 전까지 옷깃을 여미는 찬바람이 불었는데, 어느덧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계절이 돌아왔고 2026년 고난주간에 이르렀습니다. 예루살렘을 향해 묵묵히 올라가시던 주님의 발걸음을 떠올려 봅니다. 환호와 열광 속에서도 그 이면에 있는 십자가를 먼저 생각하셨습니다.
이번 한 주간은 ‘조금 더 깊이’ 십자가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고난을 멀리서 관망하시는 분이 아니라 친히 짊어지신 분이십니다.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며 우리의 눈물과 질고를 대신 품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고난을 피하고 싶어 하고, 손해를 두려워합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불평이 먼저 나오고, 기도는 뒤로 밀릴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은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기꺼이 고난을 감당했습니다. “내가 고난을 받음으로 교회가, 가정이, 이웃이 살아난다면 기꺼이 그 길을 가겠습니다.” 이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고난주간은 죄를 더 예민하게 보는 주간입니다. 작은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마음 깊은 곳의 숨은 죄까지 주님 앞에 고백해야 합니다. 또한 은혜를 더 또렷하게 기억하는 주간입니다.십자가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죄의 심각성’과 ‘사랑의 깊이’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볼 때, 우리는 “이만하면 괜찮다”는 자기 만족에서 깨어납니다.
이번 한 주간, 생활의 속도를 조금 늦춰 보십시오. TV와 휴대폰 사용을 줄이고, 말씀과 기도에 시간을 떼어 드려 보십시오. 짧은 말씀 한 구절이라도 붙들고 하루를 시작해 보십시오.
혹시 지금 고난 한가운데를 지나고 계십니까? 억울함, 병든 몸, 관계의 상처, 답답한 현실 속에 서 계십니까? 주님은 고난을 설명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속에 함께 계신 분이십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이 상황 속에서 주님을 어떻게 닮아갈 수 있을까?”로 바꾸어 보십시오. 고난이 끝나야 은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고난 한가운데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는 부어지고 있습니다.
‘십자가’ 뒤에는 반드시 ‘부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난주간 내내 십자가를 바라보며 자신을 부인하고 다시 주님께 돌아갑시다.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시간들이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은혜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부활 주일에는 ‘변화된 삶’으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노민석목사(헤리티지교회 담임목사)

